Hamburg 시청 앞에서는 보시다시피 수시로 축제가 벌어지고 여러 노점상들이 몰려와 장사를 한다. 이곳에서 값싸고 따끈한 먹거리를 먹기 위해 옛날에 Hamburg시민들은 가끔씩 이곳 광장 옆에 자기 자동차를 주차하고 짧은 식사를 하다 가곤 했었는데, 언젠가 Hamburg시가 일방적으로 이곳 광장 잘 안보이는 곳에 주차장 표시를 붙여놓고 나서 주차자들에게 주차료를 징수하려다가 발생했던 분쟁이 바로 전세계 민법학계에 그 유명한 "사실적 계약관계"의 분쟁이다. 그때 Hamburg의 한자고등법원은 주차한 사람들이 무료의 주차공간이라고 생각하여 주차한 것이므로 주차료를 낼 필요가 없다고 판시하였지만, 독일의 연방대법원은 비록 합의는 없었어도 사실적으로 계약관계가 성립한 것이라고 판단하여 주차자에 대해 주차료의 강제징수를 명하고 그로써 "사실적 계약관계"의 이론을 정립해버렸다. 물론 내가 보기에 이러한 연방대법원의 입장은 의사자치를 기본으로 하는 독일민법의 체계를 완전히 뒤흔들어버린 것이기 때문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 Hamburg 법학자들(아마 그들도 이곳에 주차를 여러번 했을 것이다)의 판단처럼 이러한 사안에서 계약관계를 인정하기는 불가능하며, 굳이 주차자들로부터 돈을 받아내고 싶었다면 주차장표시를 더 명확하게 하고 새로운 행정법규를 만들어 불법행위에 대한 과태료나 징수하도록 했으면 충분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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